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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 [다니엘 칼럼] 장기적인 안목의 주택 정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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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니엘 작성일18-09-26 21:24 조회9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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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연구가)

지난 달 평균 주택가격 변동률을 분석해 보면 통계상으로 집값은 안정화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국 변동률은 -0.02%로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은 0.23%로 약간 상승했으나, 올해 들어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상승장을 주도하던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가 보합세를 나타낸 것이 주효했다.

정부는 재건축 규제 강화, 보유세 인상 논의 등 일련의 ‘수요 규제 정책’들이 시장 참여자들의 투기 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라고 보고 있다. 물론 타당한 시각이다. 그러나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당국의 근시안적 태도가 엿보인다. 근본적으로 투기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투기 수요는 그래서 미래에 존재할 실수요의 파생 수요일 수밖에 없다. 실수요가 있어야만 투기가 있다.

용인, 남양주, 김포 등 서울 도심과 강남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집값은 지난 해 상승 장세에서도 상승 폭이 크지 않았으나,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지역의 집값은 크게 올랐다. 전자는 수도권 공급 과잉 지역의 대표 주자이며, 후자는 늘 초과 수요가 존재하는 부도심지다. 실수요 때문에 투기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 때문에 수요가 존재한다고 답한다면, 공급 과잉 지역에는 왜 투기가 없는지도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지금 투기를 잡는다 해도 일시적으로나 가능할 뿐이다. 투기 지역에 근본적으로 공급이 늘어난 상황이 아니므로, 언제든지 투기와 그에 따른 추세적인 가격 폭등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주택 시장에는 ‘자가 보유(매매)’와 ‘임차(전‧월세)’ 간의 유의미한 대체 관계가 존재한다. 즉, 수요 규제로 주택 구입에 실패한 임차인들이 몇 년 뒤 재계약 시점이 되면 다시 주택 임차 시장에 수요자로 몰려들어 전‧월세가 폭등하게 된다. 2008년의 경기 침체가 2010년 수도권 전세 대란으로 이어진 이유다.

단기적인 수요 규제 정책을 보완할 장기적인 안목의 공급 확대 정책이 긴요하다. 투기를 ‘악(惡)’이 아닌 ‘시장의 신호’로 인정해야만 공급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아니, 투기가 폭리를 취하는 악이라고 규정하더라도 공급 확대가 답이다. 공급 확대야말로 역전세난, 가격 하락 등을 유도해 투기자의 폭리를 줄이는 기제가 되기 때문이다.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 호 건설 정책이 90년대 서울의 PIR(중위 소득 대비 중위 집값) 하락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음을 상기해야 한다.

가능한 정책 수단은 다양하다. 용적률 제한, 서울 시내 아파트 층수 제한 등 주거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적용되는 각종 건축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서울 중부인 용산 미군기지 부지에 대규모 녹지 공원이 들어설 예정인 만큼, 서울 남부 그린벨트 상당 부분의 택지 전환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GDP 대비 OECD 최고 수준인 거래세(취득세, 양도소득세 등)를 낮춰 거래를 활성화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거래세를 낮추면 투기자가 보유 주택을 실소유자에게 매도하는 과정이 수월해진다. 즉, 실수요를 충족한다는 투기의 순기능이 강화된다.

수도권의 공급 과잉 지역에서 서울 시내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광역철도 건설 역시 서둘러야 한다. 서울 시내 집값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이들 지역의 물량이 해소되지 않는 핵심 이유는 직장이 몰려 있는 서울 시내로의 접근이 어렵다는 점이다. 5‧9호선 김포 연장, GTX 노선의 조기 착공, 경의중앙선 시내 구간 지하화를 통한 배차 간격 정상화, 신분당선 삼송‧호매실 연장 등 논의된 정책들 중 몇 개만 실현되어도 수요 측면에선 선택지가 늘어나 주택 공급이 확대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서울 시내 비인기 주거지에서 도심과 부도심으로의 접근을 돕는 서울 경전철 역시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현 정부가 주택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특별히 명심해야 할 것은 ‘전지전능한 시장 조정자’가 되려고 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공급 확대 정책을 쓰더라도 1인 가구 증가, 통화 팽창 등의 요인으로 집값이 전 국민에게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주는 수준으로까지 떨어질 순 없다. 주거 사치재인 강남 아파트 값을 떨어뜨리는 게 아닌, 주거 보편재로서의 시흥 아파트를 저소득층에 공급할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실행 가능한’ 주거 복지 정책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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