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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 [다니엘 칼럼] 힉스 곡선 비판 1. 소득-지출 곡선과 IS 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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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니엘 작성일18-11-23 01:02 조회1,1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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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연구가)

존 힉스가 케인스 경제학의 통찰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한 힉스 곡선은 오늘날 경제학 학부 과정에서 필히 배워야 할 주제다. 생산물 시장의 소득-지출 곡선으로부터 IS곡선이 도출되고, 화폐 시장의 화폐 수요-공급 곡선으로부터 LM곡선이 도출된다. 두 곡선을 하나의 좌표평면에 그린 IS-LM 모형은 실질이자율과 실질국민소득의 관계를 나타낸다. 한편 IS-LM 모형으로부터 AD곡선이, 노동시장의 노동 수요-공급 곡선으로부터 AS곡선이 도출된다. 두 곡선을 하나의 좌표평면에 그린 AD-AS 모형은, 물가와 실질국민소득의 관계를 나타낸다.

이 글에서는 소득-지출 곡선과 IS 곡선을 비판할 것이다. 두 번째 글에서 화폐 수요-공급 곡선과 LM 곡선을 비판하며, 세 번째 글에선 AD-AS 모형을 비판한다. 이미 경제학계에서는 학부 과정을 넘어서면 힉스 곡선의 한계를 배우고, 동태적 일반균형 모형으로 거시 경제를 다루는 게 일반적이긴 하다. 그러나 힉스 곡선은 여전히 주류 케인스 경제학의 통찰을 담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그림 1>은 실질국민소득(=생산)과 실질총지출(=소비 지출+(의도된) 투자 지출+정부 지출)을 나타내고 있다. 45도의 기울기를 가진 곡선이 실질국민소득이며, 그보다 약간 낮은 기울기와 양의 y절편을 갖는 곡선이 실질총지출이다. 소득 곡선의 기울기가 45도인 것은 소득이 모두 지출될 때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지출 곡선의 기울기가 소득 곡선의 기울기보다 낮은 것은 현실 경제에서 모든 생산물이 지출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y절편은 소득과 관계없이 지출하는 절대 소비 지출과 독립 투자 지출을 표현하고 있다.

두 곡선의 교차점이 균형국민소득이다. 교차점 우측의 영역은 소득이 지출보다 큰 상태를 나타낸다. ‘의도하지 않은 재고’가 존재하는 경우다. 재고 처분을 위해 투자 지출이 줄어들면, 차기의 국민소득은 균형국민소득 수준으로 감소한다. 즉, 소득-지출 곡선이 표현하는 경제는 수요가 공급을 결정하는 경제다. 수요대로 공급이 이뤄진다.

경제 내에 존재하는 모든 생산재를 총동원하여 달성 가능한 국민소득을 완전고용 국민소득이라고 한다. 완전고용 국민소득(Y*)이 균형국민소득(Y0)보다 큰 경우가 ‘경기침체’다. 이 때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투자 지출을 늘리거나 재정정책으로 정부 지출을 늘리면, 지출 곡선이 위로 이동하여 균형국민소득이 완전고용 국민소득과 일치(Y*=Y1)하게 된다. 이 과정은 상당수 생산재가 고용되지 않고 유휴화 되어 희소성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므로,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게 케인스 경제학의 통찰이다.

지출이 생산을 결정한다는 것은 지극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때 지출은 ‘시간 선호’를 따르며, 생산은 ‘생산 구조’를 따른다. 따라서 지출과 생산은 단일한 총량 변수로 파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민간 지출은 크게 소비 지출과 투자 지출로 나뉘지만, 투자 지출은 다시 소비재 산업에서부터 고차 자본재 산업에까지 다층적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 선호에 맞게 소비재 생산 단계부터 고차 자본재 생산 단계까지 생산 구조가 형성된다.

요컨대 지출과 생산은 질적으로 분석되어야 한다. 그러나 소득-지출 곡선은 질적 분석을 전혀 담고 있지 못하다.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투자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고차 자본재 산업에의 투자 지출’이 늘어나는 것이다. 통화가 늘어나는 시점에 생산재, 특히 본원적 생산요소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므로, 생산재는 소비재 및 저차 자본재 산업으로부터 고차 자본재 산업으로 이동한다. 이 때 고차 자본재의 물리적 생산이 늘어날 것이란 점은 부정할 수 없으며, 따라서 실질국민소득도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 주체들은 현재 소비를 선호하므로 고차 자본재는 유휴화 되며, 소비재 가격은 앙등한다. 이 때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중지하면, 투자 지출이 이전보다 줄어들고 고차 자본재 산업에서 고임금을 받으며 고용돼 있던 노동자들은 실직한다. 실질국민소득과 물가의 하락은 인위적으로 투자를 촉발한 데에 따른 결과적 현상이다. 늘 지적하건대, 자본재는 물리적 존재가 아니라 소비자 선호에 부합하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경기 침체’나 ‘생산재의 유휴화’는 시장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케인스학파는 시장을 불황과 호황의 경기변동이 지배하는 불안정한 질서로 보고, 이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 개입을 강조한다. 하지만 오히려 정부 개입이야말로 시간 선호와 생산 구조를 일치시키는 시장의 자기 조정 과정을 무너뜨려 경기변동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불황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은 시간 선호에 맞게 생산재의 재배치가 이뤄지도록, 시장의 자기 조정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불황은 생산재가 희소하지 않은 상황이 아니라, 시간 선호가 희소한 상황임을 명심하자.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니, 통화 팽창으로 유휴 생산재를 고용한다는 케인스 경제학의 주장은 대단히 위험한 것이다. 그 과정은 분명히 물가 상승을 야기한다. 당장은 수준이 미미한 데다, 고차 자본재 산업으로부터 소비재 산업으로 시차를 두고 이뤄지다보니 체감하는 데에 시간이 걸릴 뿐이다. 하지만 고차 자본재 산업의 유휴화와 소비재 가격의 상승이 눈으로 확인되는 순간이 필연적으로 다가오고, 우리는 불황의 고통에 직면해야 한다. 골초가 당장 폐암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서, 폐암에 걸릴 때까지 담배의 쾌락에 빠져 살도록 방치하는, 심지어는 유도하기까지 하는 의사를 우리를 ‘돌팔이’라고 한다.

<그림 2>는 생산물 시장의 소득-지출 곡선으로부터 도출한 균형 실질이자율과 균형 실질국민소득의 관계를 나타낸다. 실질이자율이 낮아지면, 투자 지출이 늘어나므로 지출 곡선이 위로 올라간다. 그 결과 실질국민소득이 상승한다. 즉, 생산물 시장에서 실질이자율과 실질국민소득은 역관계를 갖는다. 이 때 균형 실질이자율과 균형 실질국민소득의 조합을 좌표평면에 나타낸 것이 IS 곡선이다. 우하향 하는 곡선의 모습이 둘 사이의 역관계를 나타낸다.

하지만 낮아진 시간 선호에 의해 자연적으로 투자가 늘어 실질국민소득(물리적 생산)이 늘어나는 것과 완화적 통화정책에 의해 인위적으로 투자가 늘어 실질국민소득이 늘어나는 것은 명백히 다르다. 전자는 후생 수준의 개선이지만, 후자는 아니다. 시간 선호와 생산 구조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생산 구조에서 비롯된 물리적 생산이 어떻게 후생 수준을 개선할 수 있는가. 쉽게 얘기해, 양말 1개를 원하는데 삽을 2개 만들어 봐야, 소비자들에게 좋은 것은 하나 없다는 말이다. 후생은 주관에서 비롯되고, 시간 선호는 주관의 한 축이다.

한편 오스트리아학파의 투자 이론은 “늘어난 투자 지출이 이자율을 낮춘다”는 개념을 담고 있지만, IS 곡선은 “낮아진 이자율이 투자 지출을 늘린다”는 개념을 담고 있다. 이자율은 투자의 원인이 아닌 결과로서, 각 생산 단계 사이의 가격 격차를 반영한다는 것이 오스트리아학파의 투자 이론이다. 투자의 원인은 시간 선호다. 즉, 시간 선호가 소비:투자 비율을 결정하고, 이 비율에 따라 가격 격차가 결정되어 이자율이 형성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자율의 근원에는 시간 선호가 있으며, 이자율은 ‘시간 선호율 그 자체’다.

완화적 통화정책은 초기에 생산 구조와 기업 금융시장의 이자율을 낮추지만, 궁극적으로 소비:투자 비율이 시간 선호에 따라 원상복귀 되면서 이자율이 높아진다. 70년대 말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에 통화팽창이 지속되었음에도 기업 금융시장의 이자율이 매우 높았던 게 이를 방증한다. 주류경제학자들은 이것을 ‘인플레이션 기대’로 설명하였으나, ‘인플레이션 기대’는 이자율에 영향을 줄 수 없음을 지난 칼럼 <피셔방정식의 오류>에서 입증하였다. 이자율은 시간 선호가 결정하며, 기업 금융시장의 이자율은 전적으로 생산 구조에 종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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