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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 [다니엘 칼럼] 특화 생산재와 비특화 생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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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니엘 작성일18-11-17 21:23 조회1,1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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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연구가)

생산재는 본원적 생산요소와 자본재로 나뉘며, 본원적 생산요소에는 노동과 (자연물 포함) 토지가 있다. 생산재 중에는 특정한 생산 단계에만 투입 가능한 ‘특화 생산재’와 모든 생산 단계에 투입 가능한 ‘비특화 생산재’가 있다. 생산재의 특화 정도를 구분하는 이유는 생산재의 생산 단계 간 이동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즉, 경기변동이나 시간 선호의 변화가 있을 때 나타나는 생산 단계 간 자원 배분의 변화 과정에서, 개별 생산재가 다른 생산 단계로 이동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선 자본재를 보자. 비내구 자본재보다는 내구 자본재의 특화 정도가 높을 것이다. 반도체와 반도체 공장을 예로 들어 보자. 반도체는 고차 자본재인 기계 제어 시스템에서부터 소비재인 휴대전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산 단계에 투입될 수 있다. 반면 반도체 공장은 다른 생산 단계로 이전하여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간의 칼럼에서는 종종 ‘자본 서비스’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바로 내구성의 차이에 따른 엄밀한 구분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즉, 모든 자본재를 임대하여 그 기능만 취한다는 비현실적 가정을 한 것이다. 서비스의 임대는 계약의 체결과 취소가 자유로운 탓에 높은 이동 가능성을 보장한다. 그래서 경기변동이나 시간 선호의 변화에 따른 자본 서비스의 생산 단계 간 이동을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실 경제에서 내구 자본재는 비내구 자본재처럼 다른 생산 단계로 쉽게 이동할 수 없다. 그래서 불황이나 시간 선호의 상승에 맞닥뜨렸을 때, 기존에 형성되었던 내구 자본재 중 어떤 것들은 완전히 쓸모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또는 사용되더라도 전체 생산 능력의 상당 부분이 감축될 공산이 크다. 어떤 것들은 형성 과정 자체가 완료되지 못하고, 미완의 상태로 남을 수도 있다. 물론 비내구 자본재 중에도 이런 상태의 재화들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다만 그 정도가 내구 자본재에 비해서는 덜 할 것이란 얘기다.

한편 자본재는 본원적 생산요소보다 상대적으로 특화 정도가 높다. 자본재는 어떤 목적성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생산재인 반면, 본원적 생산요소는 자연(신)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주어진’ 생산재이기 때문이다. 본원적 생산요소 중에서는 토지가 노동보다 특화 정도가 높다. 이 때 토지는 단순히 공간적인 의미의 ‘지표 토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철광석, 희토류, 곡물 종자, 어족 자원 등 각종 ‘모든 자연물’을 포함한 개념이다. 자연물은 토지에 속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은 최고차 생산 단계에서부터 최저차 생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고루 사용될 수 있다. 자유 시장에서 노동의 특화는 오직 노동자 자신에 의해서만 야기된다.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을 어떤 생산 단계에 공급할지 결정할 온전한 자기 결정권을 갖기 때문이다. 전문 노동이라 할지라도, 그런 노동의 공급자가 되기 위해 동원 가능한 유·무형의 자원을 얼마나 투입할지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노동자의 몫이다.

반면 토지는 특정 생산 단계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 대도시 역세권의 지표 토지가 고차 자본재 생산 단계 투입되거나, 희토류 채굴 지역에 롯데백화점이 지어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요컨대 생산재 중 전반적인 특화 정도가 낮은 순서로 배열하면, 노동, 토지, 비내구 자본재, 내구 자본재의 순서가 된다. 물론 각 생산재도 다시 한 번 특화 정도에 따라 세분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 상황을 분석할 때 노동시장을 주로 관찰하는 주류경제학의 방법론은 그래서 다소 직관적이다. 하지만 노동시장의 변화가 생산 단계 별로 다르게 나타나며, 생산 단계별 변화는 시간 선호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주류경제학은 간과하고 있다. 이 때 시간 선호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노동시장이 자본재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과 동치다. 시간 선호는 소비재, 저차 자본재, 고차 자본재로 대별되는 생산 단계 간 자원 배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지난 칼럼 <오스트리아학파 경기변동이론의 이해>를 참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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