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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 [다니엘 칼럼]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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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니엘 작성일18-09-26 21:11 조회9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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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연구가)

대통령과 청와대는 취업자 수 증가폭을 취임 1년 만에 박근혜 정권의 ‘3분의 1’토막 냈다. ‘3개월 째 취업자 수 증가폭 10만 명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4월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끈 것은 정부 주도의 ‘탈(脫)원전 태양광 사업’과 ‘공공 부문 고용 확대’ 정책이다. 민간 부문 고용의 핵심이 되는 제조업과 도소매․숙박음식업에선 각각 6만 8천 명과 8만 8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산업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지방 산업단지의 실업자들이 농업인구로 편입되면서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5만 4천 명 늘었다. 사실상 민간 부문의 고용 창출 능력이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며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이라는 것까지 만든 자들의 경제 성적표라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변명은 실로 가관이다. 대통령은 1분기 임시직(고용 계약 기간 1개월 미만)과 일용직(1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일자리가 전년 동기 대비 18만 1천 명 감소한 것을 두고, 비정규직 일자리가 정규직 일자리로 대체된 것이라며 호평했다. 그러나 임시․일용직의 상용직 전환 가능성이 높은 제조업과 도소매업의 임시․일용직의 감소세는 1년 전과 비슷하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숙박음식업에서 임시․일용직이 크게 줄었다. 이런 것을 변명이라고 내놓은 수준이라면 실로 국민들을 개돼지로 알았거나 돌아버린 게 틀림없다.

가구 5분위별 통계에서 1, 2분위 가구의 소득이 각각 8%, 4%나 줄었다.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초다. 오늘은 경제수석이 기자들 앞에 나와 구차한 변명을 지속했다. 가구주가 자영업자나 무직자, 실직자인 ‘근로자 外 가구’의 소득은 줄었지만, ‘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각각 0.2%, 0.6%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1분기 물가 상승률이 1.3%였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감소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체 소득 중 식품에 소비하는 소득의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의 특성을 고려하면, 실질소득 감소폭은 더 클 것이다. 식품 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2배가량 높았던 탓이다.

게다가 한국 경제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속해 있는 ‘근로자 外 가구’의 소득이 1, 2, 3분위에서 각각 13.8%, 6.1%, 3.6% 감소했다. 지나치게 높은 자영업자․소기업 비중은 늘 한국 경제의 문제점이었다. 하지만 그 해결책은 시장 원리에 의해 서비스업에서 혁신이 일어나 관련 대기업이 고용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도록 하라는 것이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줄이라는 게 아니었다. 경제수석의 오늘 변명은 실로 누군가 본인의 심장에 죽창이라도 찌르길 바란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분노를 자아내는 수준이었다.

대통령은 “고용된 근로자의 소득은 모두 늘었다“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나 소득이 감소한 자영업자들은 자기 국민이 아니라고 선언이라도 하는 것인지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좌익들이 원하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저소득층을 한강물에 빠뜨려 죽이면 된다는 식의 섬뜩한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던 약속은 당최 또 어디로 간 것인지...

소득 분포 하단에 은퇴 노인 가구가 추가돼 하위 계층의 소득이 줄어든 것처럼 나타났다는 정책실장의 억지에 이르면 그의 입에 주리를 틀고 싶은 지경이다. ‘노인 인구 증가’는 ‘추세적인 변화’이고 ‘1년 만에 소득 8% 감소’는 통계 작성 이래 최초의 ‘우발적인 변화’다. 우발적인 변화를 설명하는 변수로 추세적인 변화를 사용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오히려 우파 진영에서 한국 경제의 추세적인 지니계수 상승이 추세적인 노인 인구 증가 및 핵가족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을 때, 그들은 못 들은 척 하지 않았던가.

혼란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우리나라 대기업 상용직의 독특한 임금 체계 때문이다. 장기 근속자들의 기본급이 신입 직원의 기본급에 연동되어 올라가는 연공급제를 기반으로, 상여금 등 각종 수당 역시 기본급에 연동된다. 최저임금 인상은 신입 직원의 기본급을 높이는데, 고소득 근로자인 대기업 상용직 장기 근속자들의 임금까지 밀어 올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기업은 하청 중소기업에 임금 상승 부담 분을 떠넘길 수 있다. 결국 생산성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으면 하위 계층은 소득이 감소하거나, 실직하거나, 취업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출 호황으로 국민소득은 늘고 있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증가분을 대기업 상용직에 집중시켜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본질적으론 법인세 인상, 탄력근로제 없는 노동시간 단축, 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지배구조 개편 요구 등 정권의 각종 反시장 정책이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기업의 생산 동기를 위축시키고 있다. 중앙은행이 사상 최저금리로 돈을 풀어도 실물 경제에 버블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이유다. 생산과 혁신 없이 소득이 늘고 고용이 늘어날 기제는 없다. 실정을 거듭하다 끝내 계란까지 맞은 친구 노무현의 전철을 똑같이 밟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길 바란다. 촛불은 언제 어디서나 다시 켜질 수 있다. 굶주린 민중들의 분노는 전제 군주의 모가지를 기요틴에 처넣을 정도의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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