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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 [다니엘 칼럼] 투자를 둘러싼 추가적인 논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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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니엘 작성일18-11-15 18:13 조회8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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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연구가)

미래재는 ‘나중에 현재재가 될 재화’다. 현재재는 당장 효용을 줄 수 있는 재화로서, ‘소비재’ 또는 소비재와 교환할 수 있는 ‘화폐’가 현재재에 해당한다. 미래재에는 노동, (자연물 포함) 토지, 자본재가 있는데, 노동과 토지를 묶어 본원적 생산요소라고 한다. 모든 재화는 궁극적으로 노동과 토지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본원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자본재는 설비, 기계, 건물 등 내구 자본재와 부품, 반제품 등 비내구 자본재로 구분된다. 미래재는 생산을 위한 재화라는 의미에서 ‘생산재’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주류경제학에서는 GDP를 계산할 때, “신규 내구 자본재의 형성을 위한 생산재의 구입”만을 투자로 정의하고 있다. 나머지 생산재의 구입은 모두 최종 소비재의 구입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별도 계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관점이다. 소비재가 생산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노동, 토지, 비내구 자본재의 구입이 선행돼야 한다. 즉, 이들 생산재의 구입은 그 자체로 독립된 행위로서 생산 구조에 큰 중요성을 갖는다. 따라서 중복 계산이라 하더라도, 투자에 포함되어야 한다.

오스트리아학파 관점에서 투자는 “모든 생산재의 구입”을 의미한다. 신규 내구 자본재의 형성을 위한 생산재의 구입은 물론, 기존 내구 자본재의 가동을 위한 생산재의 구입도 투자에 포함돼야 한다. 자본금으로 본사 건물을 지었더라도 노동과 사무 용품을 구입하지 않는다면 본사 건물은 물리적으로나 존재할 뿐 아무 쓸모도 없는 것 아닌가. 비내구 자본재의 형성을 위한 생산재의 구입, 소비재의 형성을 위한 생산재의 구입도 모두 투자다.

결국 모든 생산 행위는 투자 행위다. 기본적으로 투자란 현재재(화폐)를 미래재(생산재)와 바꿔주는 대신, 미래재가 현재재(화폐)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에 대해 프리미엄(이자)을 수취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지난 칼럼 <이자율은 시간 시장에서 결정된다>를 참조하라.) 투자가 없으면, 소비가 없다. 투자가 선행돼야, 소비가 있다. 어떤 생산 구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모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생산 구조가 진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

어떤 기업이 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주주들이 생산물 매출을 재투자 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초 창업한 A기업이 주주들의 납입 자본 50으로 생산재를 구입하여 2018년 말 60의 생산물 매출을 기록했다고 하자. 만약 A기업 주주들이 생산물 매출을 전부 자신들이 나눠 갖기로 결의하고 소비한다면, A기업의 생산은 지속되지 않는다. 다른 기업 주주들도 A기업 주주들과 같은 선택을 한다면, 현재의 생산 구조는 2019년에는 유지될 수 없다.

A기업이 2019년에도 생산물 매출 중 50을 비용으로 재투자하고, 주주들이 2018년에 벌어들인 이자소득(당기순이익) 10을 배당받아 소비한다면, A기업 주주들은 납입 자본 50을 재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60을 비용으로 재투자 한다면, 납입 자본 50과 유보 이윤 10을 재투자 하고 있는 셈이다. 전자는 A기업 주주들의 총투자가 그대로인(순투자가 0인) 경우고, 후자는 총투자가 늘어난(순투자가 양수인) 경우다. 만약 A기업이 생산물 매출 중 40만을 비용으로 재투자 하고 20을 주주들이 배당받아 소비한다면, 총투자가 줄어든(순투자가 음수인) 것이다. 이 경우는 A기업 주주들이 이자소득을 초과하여 소비한 것으로, ‘자본 소비’에 해당한다.

주류경제학에서는 “기존 내구 자본재의 감가상각”을 자본 소비로 보지만, 이것은 잘못된 정의다. 전기보다 적은 화폐를 투자하는 행위는 모두 자본 소비다. 이 경우, 기존의 생산 구조는 그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 대비 총손실을 입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자본재가 물리적으로 존재하기만 할 뿐, 실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 자본 소비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미제스는 자본과 자본재를 구분한다. 그에 따르면 자본은 ‘화폐 저축’이며, 자본재는 ‘본원적 생산 요소로부터 만들어진 또 다른 생산재’다.

결국 기업의 자본(=납입 자본+유보 이윤)은 매기마다 주주들이 생산 구조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의 근사치로 볼 수 있다. 주주들은 순저축을 새로 투자하지 않더라도, 이미 생산 구조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당연히 주어지거나 자동적으로 이어지는 게 결코 아니다. 주주들이 당기순이익 초과의 배당이나 청산을 결의하지 않고, 계속 기업을 유지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때 ‘근사치’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현실 경제에선 자본의 일부가 현금 잔고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당연히 투자로 계상해선 안 될 것이다. 현금 잔고의 축장과 소비는 생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지만, 투자를 감소시킨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만기가 존재하고, 기업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없다는 금융 기능적 차이를 제외하면 채권도 경제학적 의미에서 납입 자본에 해당한다. 회계학에서는 ‘채권자의 납입 자본’을 ‘자본’과 구분하여 타인 자본이라 부른다. 한편 회계의 손익계산tj는 매출을 비용보다 상단에 두어, T시점의 매출로 T시점의 비용을 충당하는 것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현실 경제에서 비용 투자는 매출 획득에 ‘앞서’ 이뤄진다. 즉, T시점의 비용은 T시점의 매출로 충당하는 것이 아니라, (T-1)시점의 매출이나 증권 발행을 통해 충당된다. T시점의 매출로 충당하는 것은 (T+1)시점의 비용이다. 이상의 논의에선 편의상 발생주의가 아닌 현금주의 회계를 기준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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