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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 [다니엘 칼럼] 기업 금융시장은 이자율을 결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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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니엘 작성일18-11-12 02:42 조회1,0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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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연구가)

기업 금융시장에서 유동성 선호에 의해 결정되는 이자율과 투자의 예상 수익률을 비교하여 투자를 결정한다는 것이 케인스 투자 이론의 근간이다. 이에 대해 오스트리아학파는 시간 선호가 소비와 투자의 상대 비율을 결정하며, 이 비율에 따라 ‘각 생산 단계와 전체 생산 구조의 실제 수익률’인 이자율이 결정된다고 보았다. 또한 ‘개별 투자의 실제 수익률’에는 현행 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윤이나 현행 이자율에 못 미치는 손실이 존재한다. 이 때 현행 이자율은 기업 금융시장의 이자율이 된다. 즉, 기업 금융시장에서 이자율이 별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 구조에서 결정된 이자율이 기업 금융시장의 이자율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투자의 주된 경로인 채권 발행 시장이나 은행 대출 시장의 현행 이자율은 생산 구조의 실제 수익률이 결정되기 이전에 결정된다. 이들 시장을 ‘먼저’ 거치고 난 후 투자 지출이 ‘나중에’ 생산 구조에 투입된다. 채권이나 은행 대출은 발행 시점에 약정 이자율이 결정되고, 기업 입장에선 약정 이자율이 만기 시까지 직면하는 실제 이자율이다. 그런데도 이자율이 생산 구조에서 결정된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주식과 유보 이윤의 존재 때문이다. 기업은 채권이나 은행 대출을 통해서만 투자 지출을 조달하지 않는다. 주식과 유보 이윤을 통해서도 투자 지출을 조달한다. 이 때 주식 발행은 신규 주주로부터의, 유보 이윤 재투자는 기존 주주로부터의 조달 경로다. 유보 이윤은 비록 현금으로 기존 주주에게 배당된 것은 아니지만, 엄연히 주주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납입 자본 역시 기존 주주가 기업 청산을 결의하지 않고 재투자 하는 저축이다. 발행 주식 구입, 유보 이윤 재투자, 납입 자본 재투자는 모두 주식의 형태를 갖는 주주의 저축으로서, 금융 기능적 차이를 제외하면 채권이나 은행 대출과 다르지 않다.

세 가지 경로를 통한 주주의 저축은 결국 주식을 통하는 것이므로 간단히 주식이라고 하자. 주식에는 약정 이자율이 없다. 주주는 오직 '개별 주식의 실제 수익률’에 직면할 뿐이다. 이 수치는 얼마든지 0 이하가 될 수 있다. 바로 여기에서 주식과 (은행 대출 포함) 채권의 위험 부담 정도가 다름을 알 수 있다. 물론 채권자 역시 기업의 부도로 약정 이자율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주식에 비해선 원금과 이자를 보전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대신 주식은 현행 이자율보다 훨씬 높은 실제 수익률을 획득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생산 구조의 실제 수익률이 3%라고 하자. 총 투자 지출이 100, 총 이자 소득이 3인 경우다. 총 투자 지출 중 주식이 80, 채권이 20이라 하자. 이 때 채권 시장의 현행 이자율이 5%라면 채권자들은 총 이자 소득 3중 1을 가져간다. 그렇다면 주주들은 나머지 이자 소득 2를 가져가므로 주식 시장의 실제 수익률은 2.5%(=2÷80)가 된다. 이 때 주식과 채권을 통한 총 투자 지출의 현행 이자율은 3%이고, 이것이 모든 증권을 아우르는 기업 금융시장의 현행 이자율이다. 주식 시장의 실제 수익률과 채권 시장의 현행 이자율은 다르지만 말이다.

주식 시장의 실제 수익률은 채권 시장의 약정 이자를 먼저 제하고, 사후적으로 결정되므로 얼마든지 음수가 될 수 있다. 위의 사례에서 채권 시장의 현행 이자율이 20%라면, 채권자들은 4의 이자 소득을 가져간다. 이 때 주주들은 -1의 이자 소득을 얻는다. 자신들의 현금 잔고나 기업의 자본(=납입 자본+유보 이윤)을 털어서 약정 이자를 물어줘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기업 금융시장을 관통하는 현행 이자율이 3%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기업 금융시장의 이자율은 전체 생산 구조의 실제 수익률이며, 이 값은 시간 선호(소비:투자 비율)에 의해 결정되므로 반드시 양수다. 물론 개별 투자의 실제 수익률은 얼마든지 0이나 음수가 될 수 있지만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칼럼 <이자와 이윤의 구분>을 참조하라.) 한편 위와 같은 상황이 되면, 기업이 제시하는 약정 이자는 낮아지고 채권을 통한 경제 주체들의 투자 지출은 늘어날 것이다. 주식과 채권은 일종의 대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간 선호와 총 투자 지출이 동일하다면, 위와 같은 상황에선 채권 시장의 이자율이 낮아지고 주식 시장의 수익률이 높아진다. 결국 주식 시장의 수익률과 채권 시장의 이자율은 서로 같아지려는 경향이 있다. 두 이자율이 비슷해지는 지점은 생산 구조의 실제 수익률이면서 기업 금융시장의 이자율인 현행 이자율이 될 것이다. 다만 개별 주식의 실제 수익률은 주식 시장의 실제 수익률과 상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개별 채권의 약정 이자율은 채권 시장의 현행 이자율에 기업가적 요소를 반영하여 다양한 값을 가질 수 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경제학적 논의에서의 기업 금융시장에는 증권 유통시장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 금융시장에서 어떤 사람의 증권 수요가 생산 구조에 대한 투자 수요로 연결되는 시장은 발행시장에 해당한다. 유통시장은 증권의 소유권이 변동하는 시장일 뿐이다. A가 B에게 50만 원을 주고 B의 증권을 구매하는 행위는 생산 구조에 대한 투자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단지 A에게서 B에게로 화폐가 이전된 것일 뿐이다. B의 50만 원이 발행시장을 통해 새롭게 생산 구조로 유입되어야만 투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자율은 유통시장에서 증권을 사들인 시장 가치 대비 수익률이 아니다. 발행시장에서 증권을 사들인 시장 가치 대비 수익률이다. 이 때 ‘수익’에는 중도 매매 차익이 포함되지 않는다. 채권이라면 그 채권을 만기 때까지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현금 흐름이 수익이고, 주식이라면 기업이 채권 이자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제하고 남은 이익이 수익이다. 유통시장을 통한 증권 소유권의 변동은 ‘저축자’의 변동이지 ‘저축’의 변동이 아니다. 또한 증권 가치의 변동은 ‘특정 개인의 저축액’이 변동한 것이지 ‘총 저축액’이 변동한 것이 아니다.

다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 사이의 자금 유치 경쟁을 통해 두 시장의 수익률은 같아지는 경향이 있다.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의 수익률이 비슷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의 수익률이 비슷해지는 지점 역시 생산 구조의 실제 수익률이면서 기업 금융시장의 이자율인 현행 이자율이 될 것이다. 요컨대 이자율은 각 생산 단계와 전체 생산 구조, 기업 금융시장과 증권 유통시장 모두를 규율하게 된다. 이처럼 다양한 시장에 존재하는 이자율의 존립 근거가 기업 금융시장이 아닌 각 생산 단계와 전체 생산 구조임을 상기하라.

한편 분석을 위해서는 통화팽창이 일어나지 않는 경제를 가정해야 한다. 통화팽창은 은행 대출 이자율을 떨어뜨리면서, 기업 금융시장의 이자율을 자발적인 시간 선호에 의해 결정되는 순 이자율과 심각하게 괴리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괴리가 경기변동의 원인이라는 점과 경기변동의 전개 과정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칼럼에서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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