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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 [다니엘 칼럼] 수요·공급 곡선의 문제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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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니엘 작성일18-11-07 00:23 조회9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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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연구가)

지난 칼럼 <수요·공급 곡선의 문제점>에서는 균형 가격과 균형 거래량을 표시한 단 하나의 점만이 ‘실제 시장 상황’이고, 나머지 점과 그 점들을 이은 수요·공급 곡선은 ‘가상의 그림’에 불과함을 밝혔다. 이 때 균형점은 이 점을 ‘먼저’ 찍어 놓고 수요·공급 곡선이 이 점을 지나도록 의도적으로 곡선을 그리지 않는 한, ‘곡선의 교점’과는 전적으로 무관하다. 시장 상황의 변화는 오직 ‘점의 이동’으로만 나타나며 ’곡선의 이동‘이란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주류경제학의 균형 개념을 비판할 수 있다. 주류경제학에서는 가상의 수요·공급 곡선을 그린 후 두 곡선의 교점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를 ‘균형’이라고 한다. 그러나 균형이란 자유 시장에 대한 개입이나 압제가 없는 상태에서 ‘경제 주체 간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그 자체다. 그런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가 “거래를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쌍방의 주관적 효용이 개선된 상태가 균형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상태가 균형인가.

말하자면 주류경제학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두 곡선이 만나는 교점을 균형이라 여기며, 실제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 주객전도다. 대체로 주류경제학자들의 이런 시각은 (자칭) 독점 시장이나 (정보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레몬 시장을 다룰 때 두드러진다. 이런 시장에는 정부가 적절히 개입하여 불균형 상태를 균형 상태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유 시장에서 어떤 공급자의 높은 시장 점유율은 전적으로 소비자들이 그 공급자의 상품을 선택한 결과다. 또한 공급자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믿고 제품의 가성비 향상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신규 경쟁자의 시장 진입, 대체재로의 소비자 이탈에 직면한다. 예컨대 콘솔 게임의 최강자였던 닌텐도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앞세운 소니의 시장 진입과 온라인 게임으로의 소비자 이탈에 직면하여 꽤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어떤 공급자의 높은 시장 점유율은 신규 경쟁자나 대체재가 만족시킬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효용을 공급자가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따라서 그 자체로 균형이자 최적 상태다. 정부의 개입이 이보다 나은 상태를 만들 수 없음은 자명하다. 그런 상태가 존재한다면, 진작 소비자와 공급자의 행동에 의하여 도달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야말로 후생 손실을 야기하는 주범이다. 우버 금지, 쌀 수입 제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제도 등 각종 개입으로 시장이 균형으로 도달하는 것을 막고 있지 않은가.

레몬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금융 시장, 중고차 시장 등 레몬 시장은 물론 현실에 존재한다. 하지만 자유 시장에서는 바로 그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서비스 자체가 양의 효용을 제공하는 경제재가 된다. 금융 시장에서는 은행, 증권, 펀드 등 금융 회사가 그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 회사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금 수요자의 정보를 분석해, 최대의 수익을 가져다 줄 수요자를 선별해 고객의 돈을 투자한 뒤, 수익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얻는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중고차 중개업자가 그런 일을 한다. 그는 좋은 평판을 유지하여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경제적 유인을 갖는다. 따라서 중고차 수요자에게 좋은 중고차를 선별하여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수요자의 정보 부족을 중고차 중개업자가 대신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시장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레몬 시장에서 정보 비대칭성 해소에 주력하는 서비스 공급자들을 가로막는 것은 역시나 정부다. 은행의 이사회를 금융 당국이 좌지우지하며 경쟁을 가로 막는다. 새로운 금융 상품은 일단 금지하고 본다. 골드만삭스가 부유층에 대한 이사비용 대출 상품을 출시했으나, 금감원이 막은 사례는 무수한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중고차 중개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라며, 인프라 구축을 통해 좋은 평판을 쌓은 SK에 사업 철수를 압박했다. 비일비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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