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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 [다니엘 칼럼] 투자는 ‘시간 선호’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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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니엘 작성일18-10-03 00:54 조회1,0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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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연구가)

“소비 수요가 투자 수요를 결정한다”는 케인스학파의 주장은 제법 그럴싸하다. 투자는 분명 최종 소비재의 생산량과 질을 향상시켜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비가 많이 이뤄져야 투자가 많이 이뤄진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하지만, 사태의 일면만을 바라본 근시안적 관점의 산물임이 분명하다. 투자에는 ‘단계’가 있고, 완성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투자는 원자재 생산에서 소비재 생산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소비를 늘리고 저축을 줄이면, 분명 소비재와 가까운 생산 단계의 투자는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소비재와 상대적으로 먼 생산 단계에 있는 투자는 줄어든다. 먼 생산 단계의 투자는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인데, 경제 주체들은 당장의 소비를 원하기에 이런 투자에 ‘많은’ 화폐 소득을 ‘꾸준히’ 배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면, 소비재와 가까운 생산 단계의 투자는 줄어들지만 먼 생산 단계의 투자는 늘어난다.

<그림 : 하이에크 삼각형>을 보자. 저축이 늘어나면 소비재와 가까운 생산 단계에서의 화폐 소비 지출은 줄어들지만, 소비재와 먼 단계에서의 화폐 투자 지출은 늘어난다. 또한 새로운 생산 단계가 추가된다. 소비재와 가까운 단계에서의 지출은 소비에서 비롯되지만, 먼 단계에서의 지출은 저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원유 시추 시설의 건설을 가능케 하는 것은 저축 자금이지 청바지 수요가 아니다.

이제 늘어난 투자가 완료되면 자본재 생산이 증가하고, 따라서 소비재 생산도 늘어난다. 그래서 경제 주체들의 실질 소득이 증가한다. 기존의 재화는 더 많이 생산되고, 동시에 기존에는 생산할 수 없었던 새로운 재화가 생산된다. 이것이 바로 경제 성장이다.

통화 팽창으로 인한 호황이 지속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늘어난 화폐로 개시된 투자는 노동자와 지주의 화폐 소득을 늘린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미래 투자보다 현재 소비를 선호한다. 그래서 호황기에 늘어난 자본재를 지속적으로 가동할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자본재는 물리적으로만 존재할 뿐, 그 시장 가치를 잃고 유휴화 된다. 화폐를 들이부어도 시간 선호가 그대로인 상황에선 자본재를 지속적으로 가동할 수 없다.

단언컨대 진정으로 희소한 것은 ‘화폐’가 아니라 ‘시간(기다림)’이다. 케인스학파는 ‘시간’이 투자에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생산 요소임을 간과했다. 모든 재화는 분해하면 원시 상태의 노동과 (원자재 포함) 토지에 불과하다. 한낱 모래가 제련 과정을 거쳐 규소가 되고, 다시 반도체가 되어 스마트폰을 이루는 과정의 핵심은 ‘시간의 투입’이다. 수렵과 채집에 불과한 노동도 이 과정을 거쳐 제련공, 엔지니어, 생산직, 마케터로 고도화 한다. 시간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모래는 여전히 모래이고, 노동은 원시 상태에 머무른다. 바로 이 기다림의 대가가 ‘이자’라는 게 오스트리아학파의 훌륭한 통찰이다.

그래서 케인스 경제학 고유의 통찰인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 개념도 틀린 것이다. 야성적 충동은 ’시간 선호‘라는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되는 브레이크에 의해 제어된다. (새고전파는 그 브레이크를 ’합리적 기대‘라고 보지만 이것 역시 틀린 것이다. 인간은 합리적일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화 팽창이 이 브레이크를 무력화하여 낙관과 비관의 출렁임을 만들고, 결국 경기 변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케인스는 자본가가 투자의 예상 한계 효율(수익률)에 따라 투자를 결정한다고 봤다. 화폐 시장에서 유동성 선호에 의해 결정되는 이자율보다 투자의 예상 한계 효율이 높을 때 투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관점은 전적으로 틀렸다. 시간 선호가 소비:투자 비율을 결정하고, 이것이 생산 구조에서 이자율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바로 이자율이 투자의 한계 효율이다.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이자율도, 투자의 예상 한계 효율도 아닌 시간 선호다.

참조

<이자율은 ‘시간 시장’에서 결정된다>
http://www.toliberty.kr/bbs/board.php?bo_table=30&wr_id=22&sca=%EB%8B%A4%EB%8B%88%EC%97%98

<유동성 선호설의 오류>
http://www.toliberty.kr/bbs/board.php?bo_table=30&wr_id=24&sca=%EB%8B%A4%EB%8B%88%EC%97%98

<케인스 경제학의 여러 오류들 : 투자 결정과 가속도 원리>
http://www.toliberty.kr/bbs/board.php?bo_table=30&wr_id=29&sca=%EB%8B%A4%EB%8B%88%EC%97%98
 
<오스트리아학파 경기변동이론의 이해>
http://www.toliberty.kr/bbs/board.php?bo_table=30&wr_id=31&sca=%EB%8B%A4%EB%8B%88%EC%9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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