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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코로나바이러스와 경제 사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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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20-02-08 20:11 조회1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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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이라는 믿음은 자기실현적으로 지금의 순간을 변화시킨다. 무수한 가짓수의 생각과 신념의 양 극단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이다. 특히 디스토피아의 개념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을 통해서 가시화된 것인데, 대표적인 디스토피아 유발 원인 중에서, 가장 일어날 확률이 높은 5가지는 아래와 같다.

1. 국가 간의 물리적 분쟁
2. 극단적인 기후변화 이상현상
3. 초국적 사이버 테러현상
4. 국가 및 정부가 붕괴됨에 따른 무질서
5. 구조적인 고실업 현상

발생 가능성은 낮을 수 있으나, 만약 발생하게 된다면 국제적인 파급력이 막대한 디스토피아의 원인 5가지는 아래와 같으며, 특히 지금의 우환 폐렴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은 2번의 전염성 불치병에 해당한다.

1. 지구촌의 수자원 위기
2. 급격한 전염성 불치병의 확산
3. 대량 살상무기를 통한 국제전
4. 국가 간의 물리적 분쟁
5.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 공조의 실패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경제의 테일리스크(tail risk)로 작용할 것이라 지적한다. 테일 리스크는 통계상의 정규분포도 양쪽 끝(꼬리) 부분을 뜻하는 것으로, 실제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한 번 일어나면 평균값과 차이가 커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는 리스크다.

관건은 중국 정부 당국이 테일리스크를 대처할 능력을 얼마나 갖추었냐는 것이다. 중국은 금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불을 넘으며, 경제의 외연적인 국면은 다지고 내연적인 부문을 다져야 하는 과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양적인 성장의 화려함 이면에 자리잡은 관치 경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에 따른 금융부문의 불확실성, 빠른 속도로 증대되는 부채, 부동산 버블 등 무수한 과제가 산적해있다. 최근에는 일부 지역의 상업은행들이 파산하며 경제의 균열음이 잦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경제를 더욱 침체시키는 악조건이 될 수 있다.

상식적으로 전염병은 무고한 이들의 건강을 악화시켜 심할 경우 죽음에 이를 수 있기에 최대한 조기에 잡히는 것이 좋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염병으로 말미암아 경제의 활력도가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과거 사스(SAS)가 창궐했을 때에는 중국의 성장률이 2%나 떨어졌었으며, 메르스(MERS)는 중국 정부가 주창했었던 정부 최소 목표 경제 성장치가 달성되지 못하는 사태를 일으켰었다. 이후 중국 정부는 성장률 목표치를 특정한 수치로 명확하게 지정하지 않고, 일정한 범위로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성장률을 수치에서 범위로 확대시켜 해석한다 하여도, 하락세의 경향을 부인할 수는 없다. 작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1%로, 근 3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이며, 이마저도 명확한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된 것이 아니기에, 실 성장률은 더 낮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경제의 성장 동력은 공산주의 과잉투자로 인해 악화되었으며 6%의 수치는 정부 주도의 경제 부양 덕분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수치라는 지적이 만연하다. 설상가상으로 낮아야만 할 물가는 일전에 유행하였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파급효과로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현재 공산당 정부 당국이 공언하였던 목표 인플레이션 수치는 3%의 1.5배에 달하는  4.5%에 육박하고 있다. 경제는 갈수록 침체되는데 물가가 낮아지니, 전형적인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 하겠다.

어쩌면 이러한 저성장과 고물가는 안팎으로 뒤숭숭한 중국 공산당 정권의 존립에 큰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령 경제고통지수(economic misery index), 곧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에서 경제성장률을 차감한 수치는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그 만큼 중국 인민들이 처한 상황이 부정적이며,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진핑 주석이 바이러스 대응과 관련된 총책을 담당하지 않고 리커창 총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시 주석은 비겁하게 뒤로 숨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주목해야 할 이정표는 중국의 최대 명절이라는 춘제이다. 춘제를 통해 활성화되어야 할 중국 각지의 지방 상권이 코로나바이러스로 말미암아 침체된다면 군사력을 장악한 북경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을 기점으로 묵시적인 반정부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지금 시진핑 정부가 맞이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수도인 북경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각 지방에서 첩첩히 쌓여있던 응어리와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기점이 될 수 있으며, 그렇기에 지금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의 크고작은 갈등을 해결할 책략과 정권 분열의 시발점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 나아가서는 일단락되었던 무역 갈등에 있어, 중국의 국력이 약해진 틈을 노린 미국의 재협상 논의가 재개되며 불확실성은 더더욱 증폭될 수 있다. 지금의 코로나바이러스를 대응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는 질병 영역을 넘어 경제에 있어서도 명확하게 설정되어야 한다. 경제 사령탑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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