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만들어낸 디플레이션 > 칼럼

본문 바로가기

칼럼

칼럼

박성수 | 정부가 만들어낸 디플레이션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성수 작성일20-01-31 06:10 조회18회 댓글0건

본문

물가하락에 대한 정부의 설명은 시장의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진다. 정부는 농산물과 석유의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총공급이 증가하였고, 그에 따라 일시적인 물가하락현상이 발생하였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상황을 지나치게 쉽게 생각하는 것일 수 있다. 많은 학자들이 우리나라 경제는 이미 디플레이션 국면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정부 주도의 노동친화적 정책이 의도치 않은 소비의 침체를 유발하였고, 이것이 기업의 투자 감소, 고용 위축 그리고 가처분소득의 부가적인 감소의 악순환을 유발했다는 이야기이다. 심지어는 우리 경제가 일본형 장기 불황에 빠졌다는 주장도 왕왕 제기되는 실정이다.

정부는 2020년 경제 성장률을 2019년(2.0% 예상)보다 개선된 2.4%로 전망했다. 작년에 비해 개선된 수치라 하여 긍정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근본적인 정공법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한 상황에서, 2019년의 경제가 최악의 상황이었기에 반등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기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의 지표가 최악임에 따른 기저효과를 마치 소득주도성장의 결과물이 이제야 제시되는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 2.4%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 지적한다.

혹자는 우리나라도 이제 어엿한 선진국 반열에 이르렀기에, 저성장은 당연한 추세가 아니냐 지적한다. 그러나 선진국은 반드시 저성장한다는 명제는 이미 지난 수십 개월 동안의 미국이 몸소 반증해왔으며, 우리나라는 세계의 경기 주기에 수렴하고 있지도 않다. 세계 경기가 호황을 보였을 당시에 우리나라는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노동 공급 충격이 발발하여 ‘거꾸로 행보’를 이어갔으며, 지금은 20여년 전 외환위기에 맞먹는 위기를 감당해야 한다.

정부와 학계가 충돌하는 디플레이션 논쟁에 있어서는, 통상의 지표로 제시되는 GDP디플레이터 뿐만 아니라,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더불어 살펴야 한다. 두 지표 모두 전년의 동기 대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생산자물가지수의 경우, 해외직접투자(FDI)와 더불어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노동 충격으로 국내 투자는 감소하여 생산자 물가지수가 하락하였으며, 생산요소를 노동 중심으로 활용하는 회사들이 적극적인 해외투자를 감행함에 따른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증가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기업의 엑소더스는 명백한 위기 신호이다.

실제로 국내의 고용위축 현상은 가시화되었다. 현재 국내 고용시장을 구세대와 신세대로 나누어보자면, 구세대의 경우 정부 지출에 기반한 일용직 일자리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일자리가 크게 증가하였다. 반면 경제활동의 중추인 신세대의 경우 일자리가 대폭 감소하였는데, 이는 다름아닌 노동 편향 정책에 기인한다. 과도한 노동편향정책은 자본을 경시, 홀대하는 상황을 야기시켰으며, 그에 따른 투자감소는 양질의 일자리를 감소시켰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정부의 지출은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감당해야 하는 신세대의 경제력은 악화되는 불균형을 야기하고 있다.

대폭 증가한 예산을 관리할 정부의 재정정책은 생산성 증진과 큰 관련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단순 경직적인 복지지출의 비중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성장을 위한 기술개발 등의 지출은 감소하고 있다. 예비타당성 면제를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며 권장하는 정치풍토 속에서, 생산성은 고려되지 않은 쪽지예산의 규모가 얼마나 클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지방의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하는 것을 경제성장의 일환으로 연구하지 않고, 그저 주민들의 민원해소와 복지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그렇게 예산을 확보하여 총선 홍보문구로 입력하는 입법가들의 사고방식은 품격 있지 못하다.

관점은 다양하겠으나, 언급해온 저성장과 디플레를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가상승과 경제성장 어느 기준으로 보더라도 그러하다. 문제는 통화정책의 스펙트럼이 정부의 합리적이지 못한 부동산 정책으로 말미암아 제약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제시하는 분양가 상한제와 다주택자 규제는 공급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배경과 맞물리며 풍선효과의 부동산 가격 상승만 부추겼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하는 것은 큰 리스크를 동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정부와 보수정당이 설정해야 할 경제목표는 간명하다. 노동 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공공 부문의 개혁. 무수한 우리경제의 문제는 노동시장이 경직적이고 비효율적인 공공부문이 방만함에 비롯되고 있다. 중국발 경제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수요 및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둥의 다양한 고담중론은 그 다음에 해결할 일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toliberty.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