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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엉터리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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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20-01-17 19:08 조회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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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간 무역 협상이 우선 1단계 합의는 이르렀지만, 패권의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크게 떨어졌다. 4분기 연속 하락은 1961년 통계 작성 이후 최초이며, 그 낙폭도 크다.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이라 주장하지만, 상황과 맥락상 디플레이션이라 보는 것이 올바르다. 생산자물가지수를 고려하면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된다.

디플레이션, 디스인플레이션 논쟁이 학계가 아닌 정계에 의해 더욱 가열되고 있는 것은 섭섭한 진실이다. 정부의 디스인플레이션을 목이 터져라 외치는 와중에 정말 탈출하기 어려운 저물가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합리적인 경험치를 가진 시민들이 경기가 나쁘다고 인지하는 한, 정부 당국은 현 상황을 디플레이션으로 인식하고 비상 대응을 해야 한다.

물론 일각의 시민들은 자신의 가계부를 들이밀며 결코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통상 가계부에 적히는 물건들은 남들도 구매하는 전형의 물건이고, 그러한 물건은 경기 상황에 비탄력적으로 수요가 변동하는 물건들이다. 그렇게 기본적인 수요가 뒷받침이 되는 물품이 아닌 경우에는 물건 값이 유지되지 못하니, 현 상황은 디플레이션으로 짐작할 수 있다. 정부에 의해 폭압적인 조세, 자그마치 512조가 징수되었으니 인플레이션이라 느낄 수 있다. 가처분소득대비 물가는 가혹한 조세로 인해 상승하였기 때문이다.

지금의 조세제도는 경제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조세이다. 전체 고용이 늘어났다는 환상 속에서 그저 경극을 펼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퇴직한 60대에서 고용이 증가한 것으로 경제활동의 중추인 40대의 비참함을 가릴 수는 없는 것이다. 견실한 일자리가 증발한 가운데에 조세와 각종 준조세를 왕창 거두어들였으니 봉기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그렇게 거두어들인 조세가 사회적 약자에게 누락없이 지급된다면 이해할 수 있으나, 그 조차도 아니다. 어렵게 확보한 세금은 정쟁의 전유물이 되어, 인기영합주의의 낭비로 탕진되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행하지 않거나 현금을 지방자치단체가 마구 살포하는 행정이 대표적이다.

그저 모든 재정정책을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현 상황 속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다만 비상사태를 제외한 통상의 재정지출은 정치가 아닌 준칙과 법규에 의해 집행되어야 하며, 미래세대의 경제능력을 이용하는 국채발행은 무엇보다도 준칙에 입각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경기의 확장과 수축에 반응하며 자동 조절되는 메커니즘에 의해 재정을 펼쳐야지, 한번 주면 거둘 수 없는 복지정책으로 재정을 살포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나마 지금의 상황은 미국의 대선기간이 있기에 한숨이나마 돌릴 수 있는 것이다. 대선을 앞둔 미국의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기에, 우리나라는 그나마의 독자적 통화정책이 집행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한 상황에 감사함을 알지 못하고 부동산에만 눈이 멀어 경제를 살피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부동산은 통화정책도 중요하지만 수급여건에 따른 주택 공급 정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지금 금리를 올려야 하는지, 내려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치열하다. 금리가 내려가면 미국과의 금리 스프레드가 더욱 커지며 외자가 유출되는 것이 우려되고, 금리가 상승하여 경제가 더욱 나빠진다면 그 역시 국외자본 유출의 원인이 된다. 다만 정말 많은 기업들이 지금도 엑소더스를 하고 있음을 모든 시민이 인식해야 한다. 지금처럼 조금씩 자본금이 빠져나갈 때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응하지 않다가는 국고가 거덜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점은 이제 그리 대단한 지식을 가지지 않아도 진단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는 엄청난 불확실성보다는,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일련의 난관에 의해, 조금씩 갉아먹히고 있는 것이다. 국가 재정이 조금씩 증대되는 것은 그렇게 부식되고 있는 경제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지표가 급작스럽지 않고 점진적이지 않던가. 다만 그 점진적인 변화가 비참한 지옥을 향한 변화일 뿐이다. 남미의 경우와 동일한 변화이기에 결과가 어떠할 것인지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이 상황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들조차 실현되지 못할 뿐이다. 기존 택시업계의 왕성한 반대활동과 복잡한 이해관계 앞에 굴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이 완벽하게 붕괴되었다. 기존의 우리 생활 속에서 만들고 이용되는 재화와 용역과 완전히 다른, 완벽히 새로운 사업만을 혁신으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자본의 겁박으로 이해하는 사고방식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의 타다 사태는 지옥문을 열어버린 셈이다. 앞으로도 훌륭한 기업가들이 무언가를 내놓았을 때, 해당 제품, 서비스와 조금이나마 연관이 있는 업체에서 데모의 일격을 가한다면 혁신은 그대로 좌초될 것이기 때문이다. 총선이 그나마 비정상을 정상화시킬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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