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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박원순의 부동산공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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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20-01-05 19:01 조회2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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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동산 국민 공유제'를 내놓았다. 이는 박 시장이 최초로 구상한 개념으로, 요지는 부동산을 가진 자에게 세금을 거두어 기금을 조성하고, 그 기금으로 부동산을 국가가 매입하겠다는 주장이다.

그는 존재하지 않는 악의 세력과 싸우느라 혈안이다. 2020년 최고의 돈키호테는 다름 아닌 박 시장이다. 그는 경자년 신년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의 임계점에 와있다. 당장 양극화와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근본 원인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더는 희망이 없다. 서울시가 먼저 부동산 공유기금을 만들어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우리 사회는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불평등하지도, 불공정하지도 않으며 양극화가 심하지도 않다.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모든 이들이 절망에 빠져있지도 않다.

박 시장은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국민 공유제의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공공의 부동산 소유를 늘리고 토지나 건물이 필요한 기업과 개인에게 저렴하게 공급할 것이고,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시민의 주거권을 실현하고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엄연한 자산소득의 일환임에도, 이를 불로소득으로 칭하는 그의 가벼움은 깃털과 같다. 또는 박 시장은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것은 위험을 무릅쓰는 기업가정신을 해당 업종에 따라 탄압하는 무법천지를 조성하는 일임을 모르고 있다. 장기공공임대주택의 보급은 정책 자체는 일리가 있으나, 전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진행해야 함을 잊고 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어느 중산층의 주거생활과 누군가에게 제공되는 임대주택의 주거생활을 비교했을 때 느껴질 수 있는 자멸감을 해소하기 위한 균형과 합의가 필요하다.

물론 서울시장이라 하여 부동산정책을 내놓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주요 도시의 시정책임자들이 나름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실현시키고 있다. 가령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저소득 가구가 시세의 반값에 살 수 있는 보조금 지원 주택을 짓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파리의 평균 아파트 값은 3.3㎡당 435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프랑스 평균 집값보다 네 배가량 비싸다.

독일의 베를린 역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독일은 장기공공 임대주택이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임대로 생활하는 이가 많은데, 베를린시는 임대료를 잡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임대료를 동결하는 대책을 내놨다.

주요 도시가 아무 이유 없이 부동산 자구책을 강구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유럽 주요도시는 양적완화를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도입한 역금리(마이너스 금리)의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함에 따른 내놓고 있다. 최근 일본도 도쿄 및 수도권의 신축 맨션가격이 크게 상승했는데, 이 역시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양적완화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아쉽게도 서울과 파리 그리고 베를린의 집값은 잘 잡히지 못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세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몰렸으며, 기본적인 수급 상황도 집값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가령 파리는 전 세계적으로 건축허가가 까다롭기로 유명하기에 주택의 공급이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하다. 임대주택 기조를 유지하는 독일 또한 그렇다. 임대료가 동결됨에 따라 실질적인 소득이 감소하는 임대사업주들이 사업을 포기하면, 임대주택 공급량이 감소할 수 있다. 서울시의 부동산공유제는 아직 관련 법안도 정비가 되어있지 않기에 갈 길이 구만리이다.

권력이 통제할 수 없고, 통제해서도 안 되는 유일한 변수가 있다면 그것은 가격이다. 프랑스 혁명가 로베스피에르가 인위적으로 우유값을 떨어트리자 우유가 부족해졌고, 그가 우유 생산을 늘리고자 건초값을 떨어트리자 건초업자들조차 생산을 포기해, 결과적으로 우유값은 혁명의 반대세력인 귀족들만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비싼 값에 팔려 마땅한 제품은 당연히 비싸게 팔려야 한다. 누군가를 위한 선의로 말미암아 그 값을 내린다고 하여 선의가 실현된다면 이미 우리가 사는 세상은 천사들로 가득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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