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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도덕경과 형법만능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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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19-12-15 13:52 조회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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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여러 현자 중, 필자가 가장 존경하는 이는 ‘노자’다. 그는 자연인에 대한 예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주요 저서인 ‘도덕경’의 한 대목은 지금도 회자되어야 마땅한데, 도덕경 57장에 따르면 “천하에 금령(禁令)이 많을수록 백성들은 더욱 가난해진다. 법이나 명령이 요란할수록 도둑이 많아진다.”라는 글귀가 있다.

지금의 한국경제는 노자가 지적한 문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삶을 궁핍하게 만들고 있는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무수한 법규와 규제가 물밀 듯이 밀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를 천사로, 기업을 악마로 간주하는 정부의 입장 하에서, 무수한 정부기관은 마녀사냥의 거수기 노릇을 하는 인민재판소로 전락했다. 그렇게 높은 최저임금이 아무런 제어수단 없이, 52 근로시간이 어떠한 소수의견 없이, 비정규직 제로화라는 희대의 사기극이 간결하고 신속하게 집행되었다.

규제와 법규가 늘어날수록 범죄자는 늘어나고 경제인의 여건은 악화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친절한 아파트의 경비원과 단골 맛집의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후배 대학생들은 그럴 듯한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공식 수치로만 10%를 육박하고 있으며, 구직 단념자를 고려한 실질적 청년 실업률은 20%를 넘기고야 말았다. 기타 통계에 산출되지 못하는 요소를 고려하면 25%에 육박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제시된다. 자영업자는 100만 명 파산시대를 맞이해,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연속이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또 어떠한가. 저녁시간을 늘려줬을지는 몰라도, 저녁 메뉴는 줄어들고야 말았다. ‘저녁이 있는 삶’의 긴 밤 시간동안, 근로자들은 저녁거리를 걱정하느라 근심이 가실 줄을 모른다. 양질의 일자리는 감소하였기에, 결국 조악한 일자리를 2, 3개를 하는 열악한 임시 근로자가 증가하였다. 특히나 주 52시간제는 가장 왕성히 경제활동을 영위해야 할 30~40세대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입혀, 사회적 약자의 수는 증가하고, 그들을 부양해야 할 이들의 힘은 빠지는 설상가상의 상황이 되었다.

비정규직 제로를 외침은 다른 정책들보다도 사악하다. 무수한 불법, 탈법 그리고 도덕적 해이가 비정규직 제로화라는 환상 속에서 자행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서울시장의 인면수심으로, 그로 인해 청년들의 곡소리가 지금도 계속된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직원들의 친척, 인척 및 지인 총 108명을 정규직으로 전호나시켰다. 현대판 음서제가 이렇게 자행되고 있다. 공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노조의 힘이 강력하다는 현대차나 금호타이어 등의 대기업 노조는 뻔뻔하게 회사의 경영진을 겁박해, 단체협약에 고용세습을 노골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렇게 더 이상 경제학과 경영학의 기본 원리가 현실에 부합되지 못하고, 모든 것이 정치논리와 힘의 관계로만 결정되고 있다.

규제는 혹자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수준으로 윤리, 도덕, 사적관계, 민사적 사항까지 형법에 기초한 범법행위로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와 고용노동부가 그 앞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가령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안전·보건조치를 위반하여 사망사고가 난 것으로 판정이 나면, 해당 사업주는 최소 1년, 최대 7년의 징역을 살게 된다. 물론 사업주의 안전관리 소홀을 봐주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사고를 유발한 직접 행위자가 사업주가 아닌 해당 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업주에게 형량을 가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그저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민사 사항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는 계약의 의의를 인정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어버이 정부에 의한 심판과 형사책임 일변도로 기울어져 있다. 그렇게 무수한 민사적 보상을 해야 할 건들이 징역범죄로 간주되고 있다. 혹자가 말한 대로 ‘형벌만능주의’가 창궐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일단 일단락되었으니, 지금이야 말로 차분히 모든 규제를 넓게 깔아두고 솎아낼 시점이다. 모든 시장의 영역을 막론하고, 부관참시의 수준으로 시간을 초월해 집행되고 있는 간섭과 규제를 혁파하는 것은, 선진국 대한민국이 아닌 그저 내일까지 살기 위한 생명 연장의 조건이다. 정말로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야 할 도둑은 따로 있지 않던가. 500조 팽창예산시대지만 그 혜택을 여실히 느끼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은, 곧 세금이 융통되는 모든 단계마다 진짜 도둑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업을 때리는 육모방망이를 올바르게 이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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