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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일률적 상속세는 엑소더스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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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19-11-01 06:51 조회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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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이들이 점차 한국을 떠난다는 풍문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통상의 도피국인 캐나다, 미국 등 선진국뿐만이 아니라, 개발도상국으로 이주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들이 국적을  포기하고 해외로 이주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그중 부정할 수 없이 유력한 것은 높은 상속세를 피하기 위함이다.

실재로 국세청에 따르면, 어느 부유한 이가 국적을 포기하고 해외로 이주를 한 후, 고국이 그리워 재입국해 국내에 머물다 사망함에 따라, 그를 국내 거주자로 간주해 상속세를 거두어들인 사례가 있다. 세금을 내지 않고자 국내외를 방황하였으나 결국에 그 비극을 만든 국세청은 세금을 거두었다.

혹자는 그렇게 도피한 이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통상의 우리의 잣대로는 비견하기 쉽지 않다. 가령 상속세 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어서면 최고세율은 50%이다. 글을 작성하는 필자를 포함한 어느 누구도, 실제로 최고세율 50%를 통보받지 않는 한, 그 도피자들을 나무랄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지폐도 5만원 권이 잘 유통되므로, 모든 자산을 현금화하면 되지 않느냐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조세를 회피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서 재산이 50억이 넘는 사람은 사실상 국세청으로부터 무한한 감찰 대상이 된다. 뿐만 아니라 해당인의 자녀의 현금 출납과정까지 주도면밀하게 살펴보기 때문에, 자신의 돈을 자녀가 사용하는 과정에서 결국에는 숨겨둔 재산이 공개된다.

정부가 부유한 이들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려는 노력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금년부터 국내의 금융회사들은 1,000만 원 이상의 현금을 고객으로부터 수수할 경우, 해당 수수 내역을 금융정보 분석원에 통보해야한다. 중산층 이상 수준의 모든 국민에 한해 현금 유출입을 정부가 사찰하는 수준이다. 또한 이제는 생활화된 카드 결제에 있어서도, 카드 대금 입금 내역이 금융정보 분석원과 국세청에 자동 통보된다. 이렇게 우리의 지갑은 어느 때보다 구매자, 판매자가 아닌 제 3자에게 비춰지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비롯한 상속자에게 생전에 재산을 상속할 경우, 해당 재산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는데, 우리나라의 상속증여세율은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수준이다. 게다가 상속재산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시가를 산정하는 반영률이 근래에 와서 높아졌으며, 신고한 세액 중 일정분을 공제해주는 신고세액공제도 기존 10%에서 3%로 크게 감소하였으므로, 실질적인 상속세 부담은 폭증하고 있다.

이러한 상속세가 그저 졸부에 부과되는 것이라면 이만 줄인다. 그러나 무수한 기업가들에게 동일한 상속세율과 규제가 적용되는 점은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기업인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적 규제가 산적해 있다. 가령 특정 회사의 보유 지분율이 높을 경우, 해당 주식을 경영권 행사 주식으로 간주하여, 실제 가치에 비해 30%를 더 할증하여 평가하기도 한다. 일자리가 없다며 청년들이 규탄하는 이 시대에 참으로 훌륭한 정부의 조세 징수이다.

우리나라는 유독 기업인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사농공상의 환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영향도 있다. 해외에 가면 해당 지역의 유력 정치인이 수행을 하며 대접받는 기업인들이 국내에서는 틈만 나면 교도소에 출입을 하고 있다.

기업인의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해 징벌적으로 상속제도를 구성하게 되면, 기업 승계가 자연히 불안해진다. 기업인들은 어쩔 수 없이 그에 따른 대응책으로서 축소경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우리 경제는 위축되고 있다. 아직도 현지 시찰식으로 기업의 공장을 방문하여 정치인과 관료들이 기업가들에게 보고를 받고 있다. 이제는 참으로 구닥다리이며 세련되지 못한 방식이 경제를 억죄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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