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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박성수 칼럼] 누진제를 없애고 원전을 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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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19-08-23 12:20 조회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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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공기업은 한국전력(이하 한전)이다. 한전의 분기 재무제표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2분기 영업손실은 2986억원, 당기순손실은 4121억원이라고 한다.

이로써 한전은 3분기 연속 적자라는 수치스러운 기록의 페이지를 적게 됐다. 2018년 1분기 1276억원, 2분기 687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3분기에 흑자를 기록하였으나, 이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연달아 적자를 낸 것이다. 작년 4분기에는 7885억원, 올 1분기에는 6299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그나마 전년 동일 분기 대비 적자 폭을 줄인 것은 ‘원전’ 덕분이다. 다만 누적되는 적자를 어찌할 도리가 없자, 한잔 측은 이를 메꾸는 방안으로 요금제 개편을 거론하고 있다.

누진제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거론되는데, 그중 하나는 누진제를 적용할 재화가 공공재이므로 과대 사용을 억제해야한다는 점이다. 이따금 전기는 ‘공공재’라고 인식되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분류인데, 정의에 있어 공공재는 ‘치안·방위·공공 인프라 조성 등 타인의 사용이 나의 사용을 제한하지 않는, 불특정 다수의 편익을 위한 재화나 서비스’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기는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이라는 두 가지의 공공재 정의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전기는 일정 생산량에 대해 자신과 타인이 상호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반 재화나 서비스와 다를 바가 없다. 내가 사용하면 남은 사용하지 못하는 전기는 배타적인 상품이다. 따라서 공공재가 아닌 전기요금은 통상의 상품과 마찬가지로, 누진제가 아니라 자신이 소비한 양에 비례해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 타당하다.

누진제 요금제도는 기본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것을 죄악시하는 구조이다. 전기를 공공재로 인식하여 많이 이용해서는 안 되며, 이를 억제하고자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 대량 구매 시 할인을 해주는 시중의 재화와는 정 반대의 요금 구조이다.

백 번 양보하여 이것을 공공재라 해도 누진제도는 적절하지 않다. 무엇인가를 누진적으로 징수하는 것은 조세에 있어서 우리의 봉급과 급여에 부과되는 소득세에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기와 같은 ‘상품’ 또는 재화 및 서비스의 구입 시에 누진제가 적용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봉급에 적용되는 소득세를 누진적으로 거둘 수 있는 명분은 다름 아닌 소득불평등의 해소이다. 물론 빈곤한 계층보다는 부유한 이들이 보다 더 많은 전기를 이용할 수도 있으나, 소득재분배의 직접적인 요소인 소득이 아닌 다른 부문에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불평등완화라는 목적을 이룸에 있어 비효과적이다. 소득불평등 해소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득불평등의 기본 원인 제공 요소인 소득이 아닌 다른 요소에 부가하는 세금(전기의 경우 부가가치세)이나 전기료를 누진적으로 만든다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가 그저 적자 해소를 위해서 누진제를 강화시킨다면 이는 옳지 않다. 그보다는 기본적인 요금 체계는 개인 및 가구의 전기 소비량에 비례하도록 체제를 전환하고, 사용에 따른 전기료를 지불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극빈층에 대해서는 전기 이용 쿠폰이나 토큰을 제공하는 것이 자원 이용의 비효율적 왜곡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전기는 공, 사적 자리를 막론하고 빈번하게 언급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산업의 원료이다. 그러한 전기의 소비 억제를 위해서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기는 이용이 억제되어야 할 상품이 아니라 보다 풍요롭고 발전된 삶을 위해서 우리가 넉넉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정부와 한국전력은 수요를 억제하려는 현행의 요율구조가 아니라, 그 수요가 가계가 되었든 기업이 되었든 간에, 수요자들이 원한다면 신속하게 시장에 전기를 ‘이용에 비례하는 요금’을 받고 제공하려는 노력을 다 해야 한다.

이번에 거론되는 요금 구조 개편에 있어, 전기를 공공재로 인식하거나, 적게 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거나, 소득재분배의 수단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그보다는 전기는 명확하게 사적으로 이용되는 상품이며 그 사용이 권장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누진제를 철폐하고 보다 증가하는 수요에 수렴하기 위한 원전 가동 및 확보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전이 가지고 있는 친환경성과 안전함을 담보로 한 가운데, ‘보조적’ 에너지 창구로서 신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 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주객이 지금처럼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 기본에 충실한 요금제 개편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누진제를 없애고 원전을 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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