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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박성수 칼럼] 한일 갈등: 강하거나 강한 벗과 함께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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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19-08-02 22:50 조회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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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1940년대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소송 제기 후 13년 8개월 만에 피해자들의 승소로 마무리되었다.

이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의 기틀이 된 한·일 청구권협정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판결이다. 강제징용 여부도 명확하지 않음에도 이렇게 판결이 났으니, 이제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역사와 정치의 굴레로 경제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죽은 이를 위해 산 자도 죽어야 하는 지금이다.

한국과 일본 양국이 경제를 두고 벌이는 전략적인 게임은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종족적인 특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반일 감정’에 ‘남북 분단’이 양념으로 더해졌으니 실마리를 찾는 것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그렇게 게임의 결과에 따른 보수(payoff)의 분배가 극단적일수록 화합과 평화보다는 도륙과 외면이 더해진다.

양국의 리더십도 게임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좌파 정부는 국제무역에 따른 호혜적인 이익이라는 지식보다는 이념에 기초한 환상이 중요하다. 마치 추임새를 주고받는 것 마냥, 아베 총리도 물러날 수는 없다. 그는 국수주의 성향이 짙고 정치를 전업으로 삼는 집안 출신이다. 그를 비하할 의도는 없지만, 그러한 성향의 지도자에게는 국익 못지않게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는 전형적인 금수저 출신 3세대 정치인이다. 부친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은 ‘우경화 성향’이 강한 정치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치에서 잔뼈가 굵고 국수주의 성향이 짙은 정치인일수록 지는 게임을 싫어한다. 참의원 선거에서 의석 과반확보는 성공하였으나 의도했던 개헌 정족수를 확보하지는 못하였으니 전략의 깊이가 더해지면 더해졌지 한일 갈등이 해소되기는 어려워졌다.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대외적 목표는 ‘전쟁 가능한 일본 재건’이다. 금융위기 이후 역(-)금리를 펼치고 G2의 위치를 중국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 손상된 위상과 반작용을 극복하기 위한 기조이다. 이 맥락에서 아베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번 한일 경제 갈등이라는 전략적인 게임에서,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빙의가 된 것처럼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이후 중국이 즉각 대응하자, 보복관세를 확대하며 응징한 것과 똑같은 양상이 지금의 한일 경제보복 과정에 투영되어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과정에서 근린 아시아 국가들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음을 주창하며 중국 정부를 맹비난하던 것 역시 우리나라 선박의 북한으로의 불화가스 밀반출을 거론하는 경우가 판박이이다.

플라자 합의처럼 순식간에 제압되지 않자, 미국은 화웨이를 없애겠다는 카드를 꺼냈었다. 명목적으로는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으나, 첨단기술시대 중국의 만리장성 역할을 하던 화웨이의 붕괴는 중국 정부의 몰락으로 이어짐은 아랍의 봄을 통해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이번 반도체 부품 수출 제제도 그와 비슷하다. 명목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반도체 시장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것이지만, 절대적으로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급소를 공략해 정권을 흔들겠다는 의도가 자리잡아있다.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어리석음이 축적되어 발생한 갈등이다. 원인 제공자를 적발해 나무라는 것은 별다른 효익이 없는 지금이다. 다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국익만 생각하는 정부의 정략적 판단만이 필요하다.

제로섬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강력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판을 흔들어 게임의 유형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우리의 능력만으로 게임을 바꾸지 못하겠다면 가장 강력한 그리고 오래된 동맹에게 손을 청해야 한다. 우방으로서 미국의 지원을 위해서는 김정은에게 모든 협상 주도권을 쥐어주려는 알량한 교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해지거나 또는 강한 벗과 함께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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