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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박성수 칼럼] 갈라파고스만도 못한 나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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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19-07-26 19:21 조회2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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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 오히려 역동적인 산업이 있는 것이 특이할 정도로 경기가 어렵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국면(전분기 대비 –0.4%)으로, 우리 경제는 역성장했다. 국제적으로 이용하는 성장률 산출방식인 ‘전 분기 대비 연율’로 환산하면 –1.6%인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는 이 치욕스런 기록을 대외불안 탓으로 돌렸으니, 지록위마를 두고 이런 경우라 할 것이다. 오히려 무역갈등의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은 시장의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는 기념을 토했다. 미국의 증시는 최대치를 갱신하며 질주하고 있다.

문제는 현실이 통계보다도 더욱 조악하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느끼는 시장경기, 체감경기는 이미 한파 수준이다. 서민경제고통지수라는 것이 있다. 이 지표는 통상의 시민들의 경제활동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더해놓은 것인데, 생활물가상승률과 상시고용자 실업률, 전통시장의 공실률, 전월세 부담률, 주택담보대출의 대출이자율, 담세율을 더한 것이다. 서민경제고통지수는 이미 외환위기 시절을 뛰어넘었다. 국민은 고통받고 있다.

드럼통을 펴 차 한 대를 겨우 만들어 현대자동차가 탄생했고, 실패하면 죽어버리겠다는 극단적인 각오로 포항제철이 탄생한 나라다. 진력을 다한 기업인 덕분에 ‘네 마리 용’이나 ‘동방의 등불’과 같은 별칭을 얻을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대단하지는 못해도 기특한 것은 분명한 대한민국 경제였다. 한국의 경제는 어쩌다 그 영광을 뒤안길에 두고 추락하고 있을까. 금리는 계속 낮아지지만 경기도 침체되고 있고, 정부에 내는 세금은 갈수록 많아지니 서민의 지갑은 이제 털 것도 없다.

갈라파고스 함정이 많이 언급된다. 섬이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1000km나 멀리 떨어지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물정과 소식이 전해지지 못해 퇴보했다는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경제를 걱정하는 많은 이들이 ‘초불확실성’이나 ‘뉴 노멀’ 속에서 한국이 변하지 못한다며 갈라파고스를 들먹이고 있는 것인데, 사실 이는 적절한 비유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갈라파고스만도 못하기 때문이다.

갈라파고스는 물리적 여건이 제약되어 물정을 접하지 못한 것이다. 한국은 3면이 바다이고 수출을 하는 국가이다. 어느 그럴듯한 경제 행사마다 ‘초불확실성’, ‘4차 산업혁명’, ‘하나의 운동장’ 따위의 말을 들을 수 있다. 우리는 갈라파고스처럼 혁신을 해야 함을 알지 못한 경우가 아니라,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갈라파고스보다 무능하고 어느 측면에서는 사악한 것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비양심이라 하지 않던가.

우리 정부의 비양심은 분야를 막론하고 만연하다. 전 세계가 법인세를 낮추는 경쟁에 돌입한 이 시점, 우리는 적폐타도를 위한 법인세 인상 카드가 만지작거려지는 상황이다. 모두가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비단 효율성만이 아니라 정의를 위해서 지향하지만, 우리 정부는 공룡이 됐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분배정책을 성장정책으로 포장한 것은 양두구육의 절묘한 예시이고, 최저임금으로 서민을 살리겠다는 주장은 기업을 해외로 내모는 ‘서커스’에 가깝다.

혹자는 서해와 동해를 말끔하게 북한에 내주는 처지와 함께 경제를 이해하자면, 정말로 국력을 의도적으로 감퇴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그렇게까지 믿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규제를 풀어주겠다고 기업인들을 불러놓고는 ‘유니크 존’을 운운하고, 하루하루 진력을 다하는 기업인의 경영권을 국민연금으로 침해하는가 한편,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조합에 쩔쩔매는 것을 보자면 말문이 막힌다. 북한에 나라를 내주려는 것은 아닐지 몰라도, 북한처럼 나라를 개조해 동화시키려는 것일 수는 있다.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굶주리되 강강술래하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미·중 간 마찰이 장기전 수준이 아니라 영구전에 가깝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음에도 이것을 탓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미중 갈등 때문에 추경을 해야 하다면, 매년 추경을 해야 할 터이다. 그렇게 우리의 국부를 허공에 날려버릴 수는 없다. 모든 가용수단을 이용해 재정을 풀겠다고 하지만, 정부가 풀어댄 돈으로 행복해지는 이는 없다. 동해바다에 돈을 뿌려대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정부는 통제할 수 있는 변수를 조정해 기업과 가계를 죽이고, 일본과의 관계를 극악으로 이끌고 있다. 경제에 전념해야 할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을 운운하는 것은 희극에 가깝다. 한편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 때문에 경제가 나쁘다 발표하니, 참으로 사악하고 천박하며 부끄럽다. 갈라파고스만도 못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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