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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박성수 칼럼] 셰일가스와 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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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19-07-19 21:13 조회2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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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우리나라의 수출은 크게 증대했는데, 당시에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이 수출 증대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잘 알려진 반도체 신화는 더 말할 것도 없거니와, 2016년 대비 2017년의 석유화학 제품 수출 증가율은 30~40%에 육박했다. 수출액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수출 물량이 증가하거나 수출품목의 가격이 상승해야 하는데, 석유화학의 수출 증가는 제품 단가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제품의 단가는 원재료인 원유의 가격인 유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유가가 지나치게 상승하면 이를 전량 수입하는 석유화학 업체의 원가 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유가가 마냥 낮아지면 제품 가격이 하락해 매출액이 감소하기에, 유가의 과도한 하락도 기업의 매출에 좋지 못하다. 결국 유가가 적정선으로 유지되는 것이 석유화학제품의 안정적인 가격 유지를 위한 조건이다.

최근까지 국제유가는 수급이 결정지었다. 국제 정치와 분쟁과 같은 충격으로 일시적인 상하 변동 요인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이 유가를 결정했다.

통상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게 되면,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한 원료인 원유 수요가 늘었다. 국제적인 원유 수요 확대는 국제 유가를 상승시켰다. 공급에 있어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산유국의 카르텔은 원유의 증/감산을 결정했는데, 담합에 따른 감산은 공급을 줄여 유가를 상승시켰다.

언급한 2017년의 유가 상승 역시 OPEC의 원유 감산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결과이다. OPEC의 산유국들은 2016년 11월 대규모 감산에 합의하였고, 본격적으로 2017년부터 원유 생산은 감소하였다. 비단 이번의 경우뿐만이 아니라, 1973년과 1979년의 1, 2차 원유파동 역시, OPEC의 담합에 따른 원유 공급 축소가 급격하게 유가를 앙등시킨 사태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OPEC이라는 카르텔의 결속력이 예전만 하지 못하며 OPEC 회원국들의 국제 유가에 대한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

먼저 비 OPEC 국가들의 영향력이 증대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은 통념과는 달리 중동 국가가 아닌 러시아이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OPEC의 회원국이 아니다. 이처럼 최근에는 러시아와 같은 비 OPEC국가들의 국제 원유 시장에서의 공급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17년의 국제유가 상승에 있어서도, OPEC 산유국뿐만이 아닌 비 OPEC 국가들의 합의가 있었기에 실질적인 공급 감소가 가능했다.

다음으로는 경제력 격차이다. 원유 공급을 감소시켜 유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산유국은 두 가지 영향을 받는다. 공급량 감소에 따른 원유 매출 감소효과와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효과이다. 감소효과보다 증가효과가 크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감소효과가 더욱 커 원유 감산의 피해는 산유국도 분담해야 한다.

이와 같은 출혈은 개별 산유국마다 사정이 달라서 감산에 합의하여 국제적인 영향력을 높이려는 OPEC 카르텔에 잡음으로 작용한다. 동, 남미, 러시아 등 재정 사정이 악화되는 국가들이 계속 감산에 동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나 OPEC과 비 OPEC 국가들 사이에서 형성된 조건부 연합을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 연합국들의 주머니 사정을 알고 이를 채워주며 다독여야 할 맏형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결정적인 OPEC 시대의 종말은 셰일가스의 출현으로 일어났다. OPEC 산유국과 비 OPEC 국가들 간의 연합이 공고하다고 해도, 새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한 미국의 셰일가스가 공급에 있어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셰일가스의 이용은 혁명으로 불린다. 그렇게 불리는 것도 타당한데, 미국의 입장에서는 하루아침에 중부지방이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아진 꼴이기 때문이다. 셰일가스가 존재해왔음은 과거에도 알려진 사실이지만 관건은 생산비용이었다. 그런데 급속도로 발전한 생산기술 덕분에, 이제는 셰일가스의 생산비용이 원유의 생산비용과 견주어 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다른 국가도 아닌 미국이 셰일가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은 원유시장에 거대한 충격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미국은 이제 세계 최대의 원유 소비국일 뿐만이 아니라 생산국의 위치도 점유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셰일가스의 상업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국제 원유의 수요과 공급 모두 큰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급변도로 전개됨에 따라 원유 카르텔의 효과는 크게 제한될 전망이다.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은 ‘자원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발명하는 것’임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성공적으로 자원을 발명한 미국은 165년만의 최대호황이라는 과실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중국과의 분쟁에 있어서도 경제 침체를 걱정하지 않는 여러 이유 중에 셰일혁명이 꼽힌다.

우리나라 역시 자원불균형에 대응하는 과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자원의 대외의존도에 따른 대내 자구안을 마련하는 과정에 있어서 단순히 절약을 하는 것이 만사가 아니다. 아쉽게도 핵심 기술은 원전이 사양되고 있어,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폭염이 곧 기승을 부리는데 블랙아웃의 걱정은 어느 때보다 크다. 무덤을 스스로 파는 어리석은 꼴이 부끄러운 우리나라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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