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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박성수 칼럼] 아군에 대한 사격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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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수 작성일19-06-08 15:23 조회3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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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는 기업이 보유한 자원을 가장 적절하게 배분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다. 이사회와 자본시장이 대표적인 기업의 지배구조다. 문제는 현실에서 이 효율적 관계에 왜곡이 생긴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고 65%에 달하는 상속세이다. 민의에 입각해 높은 상속세가 부가되면, 절세와 면세를 위한 편법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대가로 기업의 지배구조는 왜곡되어 비효율적이게 된다.

그와 유사하게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스튜어드십 코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지침으로, 피투자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는 조치다. 지난해 7월 국민연금공단이 국내 연기금 중 처음으로 도입했고 현재 96개 기관투자가로 확산됐다.

선의로 마련된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금 사회주의의 나락으로 경제를 이끌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무엇보다도 경영권의 방어수단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이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경영진의 방어수단은 인정된다. 대표적인 것이 차등의결권이다.

국민연금공단이 탁월한 선견지명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낮다. 무엇보다도 정치적 압력을 받는 것이 걱정이다. 국민연금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20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5명이 보건복지부 장관 등 현직 국무위원이다. 자칫 정권의 위세에 순응하지 않는 기업에게 본보기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가 경제를 삼키어 성공한 경우는 없다.

최근 여당과 정부가 합심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 개정안에는 전직 임직원의 사외이사 임명제한 강화(2년→5년),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의 내용이 있다.

우선 내부자의 사회이사 임명제한에 관한 개정안이다. 사외이사가 독립성을 잃으면 경영자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없기에, 전직 임직원을 비롯한 내부인사의 기용을 제한하자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비대증이 중병인 지금, 일명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공기업은 물론 민간기업에서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위해서 경험이 풍부한 현직 임원을 배제하는 것은 자칫 이사회의 전문성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중대표소송제와 전자투표제 역시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의 주주들이 모회사로부터 50% 넘게 출자 받은 자회사·손자회사의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모회사 주식을 1% 이상 확보하면 누구나 자회사 이사들에 대한 소송 청구가 가능하다. 물론 주주의 의결권 보장을 위하는 측면이 있지만, 이 역시 앞선 제도들과 마찬가지로 피투자회사 경영권의 방어수단이 없이 도입하려는 것이 부당하다. 다중대표소송제가 시행되면 적대적 인수합병이 보다 용이해지는데, 이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어 보인다.

끝으로 전자투표제는 주주 1만 명 이상인 상장사에서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런데 전자투표는 주주총회에서 실시간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사전투표기 때문에 주주총회 직전에 발생하는 사안은 검토할 수 없는 기술적 제약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입장을 보다 심도 있게 경청하고 토론할 기회가 없이 투표가 진행된다는 점 역시 주주와 경영진 양측 모두의 입장을 왜곡시킬 수 있는 결함으로 작용한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상법 개정안 모두 악의적으로 도입되려는 제도는 아닐 것이다. 어떤 악법도 부당한 의도로 제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이 현실의 기준에 미치지 못할 따름이다. 지금 도입하려는 일련의 법안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2%의 성장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환율이 달러당 1,300원 수준도 가능하다는 비보가 연일 터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에 성장의 중추인 기업의 경영진을 지켜주지는 못하더라도 공격하는 것이 합당하냐는 지적이다. 아군에 대한 사격은 이제 그만해도 족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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